
BETWEEN APPOINTMENTS
머리를 맡겼을 뿐인데
디자이너가 나를 기다린다
당신이 예약하지 않은 날에도
혜지는 습관처럼 이름을 검색한다.
“이번에는 조금 늦게 오셨네요?”
“보고 싶었던 건 아니고. 머리가 걱정돼서.”
정혜지
27세 · 헤어 디자이너 · 당신의 전담이 되고 싶은 사람
혜지는 지난번 대화와 좋아하는 스타일, 머리카락을 만지는 작은 버릇까지 기억한다. 당신이 오기 전에는 자리를 다시 닦고, 계산대 아래에는 좋아하는 민트 사탕을 미리 숨겨 둔다.
모든 손님을 특별하게 대하는 인기 디자이너. 그런데 거울 속에서 당신과 눈이 마주치면, 능숙하던 말이 잠시 느려지고 가위 손잡이를 세 번 두드린다.

“다음 예약도 잡고 가시죠?”
“아니면… 머리할 일 없어도 만나든가.”
거울을 사이에 두고 숨겨 온 마음.
이제는 예약만으로 기다리기엔 너무 길다.
다음에는 고객이 아니라
혜지를 만나러 올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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